한의학은 민족의 태동과 함께 숨결을 같이하면서 겨레의 슬기로 가꾸어온 한민족의 생활과학이다. 일찍이 대륙의학의 영향을 받았으면서도 독창적으로 발전시켜온 한의학을 생활풍습과 체질에 맞게 민족의학으로 승화시켜 전통의학 체계를 확립했다.

1910년 경술국치 이후 일제의 한민족문화 말살정책과 서양의학의 유입으로 의료제도가 서양의학 중심으로 개편되었는데, 이후 40여년간 한의학의 연구개발이 중단되는 암흑기를 맞게 되었다. 조국의 광복과 함께 1951년 국민의료법이 제정되면서 비로소 정부와 국민의 성원하에 한의사제도가 확립되었다.  

오늘날 서양의학이 고도로 발달했음에도 불구하고 공해로 인한 생태계 파괴와 환경오염으로 새로운 질병들이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다. 화학약품의 부작용이 크게 문제화되고 각종 만성질환의 치료가 벽에 부닥치면서 서양의학은 자신의 물리적 질병관에 한계를 느끼고 새로운 모색의 과정에 접어들었다.  

우주자연과 인간생명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요구되는 이 전환의 시대를 맞아 우리 한의학은 세계 의학계의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같은 의학계의 세계적 조류에 따라 각국의 전통의학 연구를 지원키로 방침을 세우고 43개 침, 뜸치료 질병명를 지정하여 국제 표준 경혈부호를 제정했다. 87년에는 한국에서 침술용어 표준화를 위한 국제회의를 개최했다.  

 94년 10월 신설된 국립한의학연구소는 한의학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육성하겠다는 취지와 신념을 보여준 것이기도 하다. 민족의학인 한의학에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

〈 KBS라다오 오늘의현장에 출현하여 한방상식과 난치병에 대한 필자의모음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