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의 한의학적 병리소견으로는, 암에 걸리면 혈액순환의 정체를 유발하여 어혈(瘀血·혈액조직의 이상이나 혈구의 면역기능의 이상)이 생기면서 인체내에 암으로 인한 독(毒)성이 생겨 담(痰), 즉 내분비 림프선분비 림프절 등의 이상을 초래한다. 급기야는 인체내의 영양이나 대사 등의 균형이 깨지면서 체력이 떨어지고 체중도 줄어들게 된다. 이것을 소상히 설명하면

1. 기체혈어(氣滯血瘀) - 한의학적 병리기전

일반적으로 음식에 체했다는 말은 음식물이 위에 정체되었다는 뜻으로 한의학에서는 식체(食滯)라 한다. 이 말은 대부분이 잘 이해한다. 그러나 기체(氣滯)라면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기(氣)는 인체 모든 생명활동의 원동력이다. 인체 생명활동의 추진력은 이 기(氣)에 의해 이루어지며, 인체내 순환과 활동의 힘이 곧 기인 것이다. 기와 같이 활동하는 것은 혈(血)이다. 인체 순환활동의 원동력인 기가 순환력을 갖고 있음으로 해서 혈이 인체를 순환할 수 있고, 또 혈이 잘 순환하며 체내 곳곳에 영양을 공급하고 노폐물 대사를 이룸으로써 기가 생겨나는 것이다. 기가 순환하지 않으면 기가 체했다고 하며, 기가 체하면 피가 제대로 흐르지 못하게 되므로 피가 정체되어 피의 색깔이 검게 변하거나 탁하게 된다. 이것이 인체 내에 영양공급이나 대사의 이상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인체내 기(氣)와 혈(血)의 순환은 강물이나 시냇가의 물 흐름과 비교할 수 있다. 물이 흐르도록 하는 조건을 힘, 즉 기(氣)라고 하면 물은 피인 것이다. 물의 흐름속도가 늦거나 흐름이 막히면 물이 탁해지며 썩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이 이론은 현대 과학적 분석방법으로 증명되었다. 대부분 암 환자들의 혈액농도가 높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중국 북경의 한 연구소에서 1백31명의 암 환자를 대상으로 혈액유동 및 혈액변화학적으로 혈액지표를 관찰해본 결과 암 환자의 혈액침전도, 섬유단백질 혈장의 비교점도(比較粘度), 전혈액비교점도(全血液比較粘度), 혈소판 부착점도(附着粘度) 등이 정상인보다 현저히 높다는 사실이 측정되었고, 그 이상비율이 94.7%에 달했다. 이것으로 한의학에서 주장해온 기체어혈(氣滯瘀血)에 대한 객관적 사실이 증명됐다. 즉 기체어혈이 암을 유발하는 중요한 병리학적 근거가 된다는 점이 밝혀진 것이다. 또 이를 통해 치료방법이 마련되기도 했다. 그러면 기체혈어는 왜 생기는 것인가? 주원인을 보면 정신적 스트레스에 따른 내분비이상과 음식물의 적체에 따른 영양흡수장애로 영양균형이 깨지는 경우가 있다. 또 기후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약해져 풍(風), 한(寒), 서(暑), 습(濕), 조(燥), 화(火)에 오랫동안 노출돼 생기기도 한다. 이와 함께 성격, 생활습관, 직업, 선천적 또는 후천적 체질허약 등으로 기체혈어 가 형성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한의학에서만 하는 병리학적 특수진단방법이다.

２. 열독내결(熱毒內結) - 한의학적 병리기전

앞서 언급한 바 있지만 물이 흐르다 막혀 고이게 되면 그 물은 초기에 탁하게 되면서 심하면 부패되어 썩게 된다. 이때 화학반응에 의해 열이 생기며 독가스가 발생하게 된다. 즉, 기(氣)가 순환하지 않아 피가 오랫동안 정체되면 열이 발생하면서 인체에 해로운 독소가 뭉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열독내결의 독특한 한의학적 병리기전이다. 열독내결이란 병리기전이 기체어혈보다 더 심한 상태를 말한다. 암 환자가 이 시기에 도달하게 되면 한의학적으로는 청열해독(淸熱解毒)하는 방법으로 암을 치료하는데, 이 청열해독하는 약물들은 현대 약리실험에서 증명되었다. 이 청열해독약으로 자주 쓰이는 백화설초(白花蛇草)란 약초는 생쥐에 대한 항암작용실험에서 자궁경부암·간암·복수암·피부암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 포공영(蒲公英)이란 약초는 폐암의 억제작용이 확인되었고, 사간(射干)이란 약초는 근종(筋腫)에 대한 억제작용이 확인되었다.

3. 담습결취(痰濕結聚) - 한의학적 병리기전

담습결취란 병리기전은 주로 인체내분비 대사에 관여하는 비장·췌장·부신·갑상선·림프선·림프절·위내분비·장분비 등에서 기체(氣滯)로 인하여 순환이 되지 않아 뭉쳐서 결핵(結核), 즉 혹같은 것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목 부근에 발생하는 경임파선암이라든가 유선암 등이 그런 것들이다. 이런 암을 한의학에서는 진액(津液) 또는 수액(水液)이 순환이상으로 정체되어 그것이 쌓이다 보면 뭉쳐서 하나의 결핵, 즉 혹을 이루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모양이 가래가 뭉쳐서 생긴 것 같다하여 담결핵(痰結核)이라거나 나력이라고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내분비이상으로 적체되어 오는 결핵이나 암을 진액(津液)의 적체(積滯)나 습(濕)의 적체로 보며, 임상에서 이런 암이나 결핵에 대하여 주로 이수삼습법(利水渗濕法)이나 거습해독법(祛濕解毒法)으로 치료하여 좋은 효과를 보고 있다. 실제로 이런 거습약물과 화담산결(化痰散結) 약물은 약물생체실험을 통하여 그 효과가 증명되었다. 저령(猪　)이란 거습작용(祛濕作用)이 있는 약초의 경우 동물실험 결과 S160 의 암종에 대한 억제작용이 확인되었고, 율무는 복수암과 위암에 대하여 억제작용이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

4. 장부실조(臟腑失調)의 한의학적 병리기전

인체의 복잡한 생명활동 요건을 기와 혈, 음과 양의 상대적인 평행상태로 설명하는 것이다. 오장육부는 이런 기혈(氣血)과 음양(陰陽)의 평행상태를 유지함으로써 정상적인 생리활동을 하게 된다. 질병은 외적인 원인이나 내적 원인으로 발생하는 것과 관계없이 후에 가서는 필히 오장육부의 생리기능에 영향을 주어 오장육부의 음양과 기혈에 불균형을 초래하게 된다는 것을 장부실조(臟腑失調)라 한다. 이상의 4가지 한의학적 병리기전은 암을 유발할 염려가 가장 많은 병리기전이다. 임상진단에 있어서 환자는 개인마다 체질이 다르고, 병의 깊이가 다르고, 원인 또한 다르며, 건강상태나 나이가 다르고, 병리기전이 단순하지 않고 여러 병리기전이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또 병세가 강하게 나타내는 실증(實症)이 있고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의 힘이나 저항력이 떨어져 있는 허증(虛症)이 있다. 한의학의 중요한 진단법인 허증과 실증이 암 환자에게서는 동시에 나타나기 때문에 암을 치료하는데 한의학적 진단이 매우 어렵지만 환자 개개인의 임상병리에 나타나는 특징을 종합분석하여 투약하면 암을 효과적으로 정복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