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은한의학에서는 암을 개별적인 하나의 질병으로 보지 않는다. 전체적이고 복합적인 질병으로 규정짓는 것이다. 왜냐하면 암세포는 종류도 다양하고 발생 부위 또한 광범위하며 암종(癌腫)의 증상이 전신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암의 발생원인도 복잡다양하다.

암의 발생원인은 크게 두 가지, 즉 내적 원인과 외적 원인으로 나눌 수 있다. 내적 원인은 다시 정신적 소인과 오장육부의 허실을 들 수 있고, 외적 원인은 기후·환경·병균의 소인과 식생활 등으로 나눌 수 있다.

(1) 정신적 원인 : 사람의 감정과 성격, 그로 인한 외부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말한다. 예로부터 한의학에서는 인체의 정신활동을 喜(즐거운 감정), 怒(화난 감정), 憂(근심걱정의 감정), 思(생각하는 감정 혹은 고민), 悲(슬픈 감정), 恐(두려운 감정), 驚(놀란 감정) 등 7가지로 나누고 이런 감정을 칠정(七情)이라 했다. 이 칠정은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인체의 정신감정을 수행하지만 만약에 장기적으로 이런 정신적 자극이 있거나 혹은 반복하여 정신적 자극을 받을 때 인체 내에 기(氣)와 혈(血), 그리고 음(陰)과 양(陽)의 균형이 깨지게 되므로 오장육부에 각각 해당되는 장기에 중대한 영향을 주어 암(癌)을 유발시킬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즐거운 감정 자극이 강할 때는 심장에 해를 끼치고, 화난 감정 자극이 강하고 지속될 때는 간장(肝臟)에 해를 끼친다. 슬픈 감정이 강하고 지속될 때는 폐장(肺臟)을 해치고, 생각을 많이 하고 고민을 많이 하면 비장(脾臟)을 해치기 쉽다. 그리고 공포와 두려운 감정이 오래 지속되면 신장(腎臟)을 해치게 된다. 한의학에서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이렇게 칠정(七情)으로 나누면서 인체 내장기에 대한 영향을 구별하여 분류하였다. 직장생활이나 거주환경의 조건 등 생활 속에서 접하는 여러 가지 정신적 압박과 과도한 흡연, 잦은 음주 등이 모두 자극이 되어 정신적 긴장 및 정서의 이상을 초래하게 된다. 이 정신적 스트레스가 곧 암을 유발하는 주요한 원인이 되는 것이다.

(2) 오장육부에 의한 원인 : 오장육부의 기능이 허약하거나 이상이 있을 때 암을 유발할 수 있다. 즉 선천적으로 오장육부가 허약하면 질병에 쉽게 감염되거나 질병이 발생한다. 후천적으로는 장기간 지속된 질병이 원인이 되어 오장육부가 약해지면서 암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1)기후이변 및 환경의 변화 : 인체는 자연환경의 정상적인 기후조건에서 건강한 생명을 유지하여 생존할 수 있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예로부터 자연환경적 조건에 따라 인체의 질병상태를 인식하고 있었다. 즉, 자연환경과 기후조건에 의해 인체가 질병에 걸리냐 안 걸리느냐가 좌우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인체에 해가 되는 기상이변 혹은 나쁜 환경조건을 외사(外邪)라 하고,

기후의 온도·습도·일조량을 6종류로 나누었다. 즉, 한(寒·추운 게 많은 것-이상저온, 이상한파), 서(暑·덥고 습기가 많은 것-여름철의 이상고온), 습(濕·습기가 많은 것-습도가 높을 때), 조(燥·건조한 것-습도가 너무 낮을 때), 풍(風·바람이 부는 것-태풍, 폭풍, 이상기류), 화(火·불이 나는 것-화산폭발, 대형산불) 등 6가지의 이상기후(이상기류, 이상기온, 이상온도, 이상습도)를 옛 사람들은 나쁜 기후변화라 하고, 이것이 인체에 질병을 유발하거나 질병이 발생하게 하는 외부환경조건이라고 했다.

기후변화가 사계절에 따라 잘 이루어지면 인체에 질병을 발생케 하지 않지만 반면에 사계절에 맞지 않는 이상기후의 변화가 있으면 인체에 질병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임상에서 여름이나 겨울 날씨가 덥다가 갑자기 추워지면 감기환자가 갑자기 늘어나며, 계절에 따라 질병의 발생빈도가 다르고 변화도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환경에 있어서 한의학은 예로부터 도시에 사는 사람과 바다에 인접해 사는 사람의 질병분류가 다르다고 보았으며, 산에 사는 사람과 농촌에 사는 사람들의 질병분류도 다르다고 보아왔다. 도시와 농촌, 바다와 산은 기후조건이 다를 뿐만 아니라 그 환경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식생활이나 습관, 각 지역의 수질도 다르기 때문에 같은 질병이라도 한의학에서는 치료방법이 다른 것이다.

(2)식생활의 원인 : 인체가 생명을 유지하는데 영양섭취는 중요한 것이다. 음식을 골고루 먹지 않고는 영양 섭취하는데 균형을 이루지 못한다. 이런 불균형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인체의 모든 기관이 약해지면서 질병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편식이나 불규칙적인 식습관, 굶거나 과식하거나 과음하거나 하면 위장·비장·간장 등의 기능저하를 유발하고 심하면 질병까지 발생케 하는 것이다.

특히 술을 많이 혹은 자주 마시고, 담배를 많이 피우며, 고기나 생선을 자주 또는 많이 먹고, 맵고 짜고 차고 더운 음식 등을 과식하면 각 장기(臟器)나 순환기계통 내분비계통 소화기계통 비뇨생식기계통 등에 질병을 초래할 수 있다.